손가락 소사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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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10-01-25 00:13 조회4,5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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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소사의 탄생
소재를 배양하다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 대상들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고칠 수 없는 부조화가 보이고
상처가 도드라져 보이고
한마디로 물값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그냥 그 품종의 이름만으로 살아있는 나무들.
버리지도 끌어안지도 못한 채
나날이 세월만 죽여가는.....
이 소재가 그랬습니다.
2006년 당시 경매에 올린 모습입니다.
취목하면 좋을 거라는 설명을 달았을텐데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뒷부분 몸통 부분에 상처가 보입니다.
이 상처를 아물릴 방법이 없습니다.
보통 상처가 아물려면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건강한 가지 아래쪽으로 자릴 잡아야 하는데
이 상처는 그 흐름의 바깥에서
두고두고 이 나무의 아픈 자리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 나무가 버림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연 소재에서 키워낸 부분만을 취목하여
만 2년이 지난 2010년 1월 24일 모습입니다.
한때는 물값도 못한다고 구박받던 나무
모든 가능성으로부터 멀어졌던 나무
그 존재감조차도 드러내놓기가 부끄럽던 나무
그러나 이 나무는 몇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납니다.
보는 사람마다 묻습니다.
어디서 이런 나무가 나왔지?
뒷모습입니다.
소사나무는 상처에 약한 나무라서
보통 손가락 굵기 이상의 나무는 취목하지 말라고 합니다.
굵은 줄기를 취목하면 잘린 밑부분의 상처가 썩어갈 염려가 많거든요.
이 나무 역시 손가락 굵기입니다.
그러나 재배목에서는 보기힘들 정도로
줄기의 곡과 고태미, 가지배열.
작지만 이상적인 분재 수형에 가깝게 다가섰습니다.
(취목과정은 다른 곳에서 소개했기로 생략합니다.)
위의 나무를 잘라낸 뒤의 그루터기.
줄기를 잘라낸 후 한쪽에 방치해두었더니
이렇게 순이 자라면서 생명을 이어왔습니다.
여전히 아물지 않을 상처가 보입니다.
문제가 되었던 이 상처.
일단 이 소품을 배양하기 위하여 커다란 분에 심었던 것을
감상분으로 옮겨보았습니다.
취목후 분올림 3년째 시작하는터라
흙은 털지 않고 분 사이즈에 맞춰
크기를 잘라 분에 올렸습니다.
새로운 생명을 얻은 모습입니다.
크기 비교입니다.
그루터기도 일단 작업을 해두었습니다.
나중에 또 취목을 할지도 모르니까요.
옆모습.
같은 해 작업했던 다른 나무.
이 나무는 뿌리를 털어봤더니 다섯가닥이 고루 뻗어 있었습니다.
수형을 보면 줄기와 가지의 흐름이 물흐르듯 흘러
잔가지만 늘리면 노수거목의 자태 그대로일 것입니다.
미인은 뒷모습도 이쁘다던데.... 역시 그렇죠?
지금 주위를 둘러보세요.
혹시 버림받은 나무
버림받은 사람들이
이처럼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기 위하여
누군가의 시선을 간절히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예솔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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