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솔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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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재근 작성일05-05-31 21:00 조회2,092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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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솔과의 조우
- 만남 : 2004년 10월 인터넷 서핑 중 조우
- 느낌 : 이런 싸이트도 있네!
- 각오 : 나도 명품관에 실린 작품처럼 만들어 볼꺼나!
- 현실 : 가. 나무를 분에 올려 키우는 수준임
나. 분갈이 정도는 할 수 있음
다. 분에서 나무를 죽여보지는 않았음
(사실 한 그루는 죽어나갔음 - 모과나무였음, 여름에 분갈이를 하고 난 뒤)
- 경력 : 분재 입문 10년차(아직도 초보 수준임)
2. 실질적인 첫 만남
- 인연 : 당단풍 소재목을 구입( A급-3주, SA급-1주)하면서 인연을 맺음
- 느낌 : 예솔의 두 분이 매우 친절하고 자상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음
(통화를 하면서 받은 느낌임)
< 인연의 끈인 당단풍 최근의 모습>
- 이것이 싹이 제일 잘 나온 것 같지만 사실은 네 주 중 3위 입니다.
(집에 두 주는 더 환상적임, 왼쪽의 당단풍은 사무실 옥상에서 관리 중인 것으로 사진 찍기가 용이하여 올렸음을 밝혀둡니다.)
3. 첫 방문 - 놀라움
이달 초
(또 다른 목적을 숨긴 채)
“8일이 어버이 날인데, 남원 한번 다녀올까?”
“너무 멀고 차도 많이 밀릴텐데......”
“이번 기회에 안가면 언제 시간 내어 다녀오겠어? 더구나 어버이 날인데!”
“그래요? 한번 생각해 보고요!”
반강요와 반설득으로 남원을 가기로 하였다.
(처가는 남원 산동으로 장모님은 그곳에서 홀로 살고 계신다.)
첫 예솔 방문은 그렇게 장모님에 대한 지극한 효심(?)으로 이루어졌다. 직장에 다니는 안사람은 일요일 집에 늦게 도착하는 것을 무척 부담스럽게 여긴다.(늦게 도착하면 한 주가 피곤하다나 어쩐다나) 5월 7일 토요일 오후 7시경 처가에 도착하여 문안 인사를 드리고 잠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지리산 관광온천에 들러 온천욕을 한 후, 남원터미널 맞은 편 정육점(값도 싸고 맛도 좋음)에서 모처럼 등심으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마트에 들러 시장을 본 후 장모님을 댁에 모셔다 드리고 산동을 출발한 시간이 오후 2시 반. 남원IC에서 88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순창IC에서 빠져나와 시내를 거치고 강천사 입구를 지나 오후 3시 반이 넘어 예솔에 도착했다.
첫 방문에서 나는 세 번이나 놀랐다.
첫째는 회원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매우 반갑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두 분의 진한 인간애에 놀라고,
둘째는 분재원의 규모와 뛰어난 작품성에 놀라고,
셋째는 원장님의 분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첫 방문은 ‘수박 겉핥기’ 였다. 안사람의 평온한 한 주를 위해서는 빨리 상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다른 작품들은 휘리릭 스쳐 지나고, 소사 쪽에만 눈을 두고 있던 중 원장님께서 분 하나를 추천해 주셨다. 우람한 밑둥과 잘 받아진 가지 등이 일품이어서 망설임 없이 결정하였다. 지난번 경매를 통해 분양받은 당단풍과 소사를 차에 싣고 ‘조만간 다시 오리라’고 다짐하면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차에 오르니 오후 4시 30분.(그날 효도 차량은 나의 상상 이상이어서 귀경길은 지체와 정체의 연속이었지만 트렁크에 있는 분재 생각에 마음만은 즐겁기 그지없었다.)
4. 기다림 그리고 재회
예전에는 예솔의 명품관에 오른 작품들을 보며 ‘이렇게 잘 만들어진 분재들도 있구나!’하는 정도였지만, 직접 대하고 보니 하나하나가 ‘우아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어 나로 하여금 황홀경에 이르게 하였다. 나는 그곳에서 ‘또 하나의 우주’를 보았고, ‘장엄한 대자연’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예솔행 날짜를 잡고 난 뒤 달력을 보는 횟수가 늘어만 갔다. 그러나 마음은 벌써 예솔에 가 있었다. 행복하다. 이런 행복감을 혼자만이 아니라 같이 누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게시판에 글을 올려 보았다. 바쁜 까닭인지 아니면 모처럼의 토요 휴무일을 낀 연휴를 즐기는 것인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동행하실 분을 찾기로 하고, 오늘은 나만을 위한 시간! 으로 하자고 달래본다.
5. 이동 경로
기상(06:20) → 자동차 시동(07:10) → 주유(07:20) → 서창인터체인지(07:25)
→ 대천 휴게소(09:10) → 동군산 톨게이트(09:50) → 전주톨게이트(10:10)
→ 정읍 톨게이트(10:30) → 내장산 입구 → 쌍치 → 예솔분재원(11:35~16:35)
6. 예솔에서의 시간
가. 행 운
내가 음식점엘 가면 사람들이 몰려들던데, 오늘은 방문자가 뜸한 것 같다. 원장님 말씀에 따르면 전일에 포천과 포항 등 원거리 회원님들께서 많이 다녀가셨다고 하신다. (덕분에? 원장선생님과의 둘만의 시간을 무려 5시간이나 가질 수 있는 행운 ^^*을 지님! 나는 역시 행운아야!)
나. 원장선생님과의 1:1 수업
1 교 시 : 좋은 나무 고르는 법 (근장, 줄기의 흐름, 가지)
점 심 : 새싹비빔밥(여기서 우리는 사모님의 음식 솜씨를 볼 수 있음)
2 교 시 : 바람직한 토론식 수업 모형에 대한 고찰
3 교 시 : 소나무에 대한 안내 (한 작품을 찜해 둠)
간 식 : 팥빙수(또 한번 사모님의 깔끔한 솜씨를 엿볼 수 있음)
4 교 시 : 사스기에 대한 안내
다. 결 정
이번 예솔행에서는 작품 구입보다는 분재의 기초를 다지고 안목을 넓히는 것이 주 목적이었고, 해송이나 사스기 중에서 나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면 가져올 작품을 찜해 두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해송과 사스기를 살펴본다. 해송 사간이 눈에 들어온다. 방문 목적을 달성했으니 나 홀로 집으로......
그런데 자꾸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소사 쪽이다. 아무도 없다. 돌아서면 또 부르는 소리..... 역시 소사 쪽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낯익은 소사가 눈에 띈다.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주머니 속을 헤아려 본다. 발길을 돌린다. 또 나를 부른다. 외면할 수가 없다. 오늘 헤어지면 다시는 못 볼 것 같다. 결정한다. 소사는 화사한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래! 너는 나와 함께 가는 거다.
7. 이별 그리고 정표 - 사스기 소품을 선물 받다.
헤어지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린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의 전화다.
“아빠! 언제와?”
“이제 출발하려고 해!”
“그래! 조심해서 와! 교통사고 조심하고!”
“알았어!”
“따님이 몇 학년이에요?”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꽃이 예쁜 사스기를 드릴 테니 따님 갖다 주세요.”
“그러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 녀석이 새삼 귀엽게 느껴진다.
(덕분에 사스기 소품을 덤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되었으니......, 집에 가거든 꼭 뽀뽀 한번 해주어야지!)
8. 고마움
원장님이시자 동료이신 이선생님!
그곳에선 쑥스러워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글로나마 고마움을 전하며 베풀어 주신 후의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언제나 따뜻하고 고운 마음을 지니신 사모님!
정성스럽게 차려 주신 점심과 팥빙수를 잘 먹었단 말로 때우고 말았습니다. 그 곱고 따뜻한 마음을 남에게 베풂으로써 보답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8월 초에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9. 후기 - 회원님에게
오늘로 예솔 싸이트 방문 횟수가 200회가 되는군요. 200회의 싸이트 방문보다 한번의 예솔 방문이 제게는 보다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님들도 한번 예솔을 방문해 보십시오. 분재에 대한 눈이 새롭게 열릴 것입니다. 명품란의 사진은 대개가 3년 전의 사진이어서 현재의 실물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더군요. 사진과 실물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산교육이 될 것입니다.
여러 모로 어려운 시기입니다. 회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목록
주상규님의 댓글
주상규 작성일속도감 있으면서도 세밀한 안내글 잘 읽었습니다. ^^
예솔지기님의 댓글
예솔지기 작성일
우와 멋있다.
나도 한번 가보았으면..ㅎㅎㅎㅎ
좋은 풍경을 용케도 잘 찾아내셨군요.
그러나 한군데 빠트린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예솔에서 쌍치 넘어가는 밤재 정상인데
거기에서 바라보는 일몰 풍경이 장관이랍니다.
그리고 겨울 아침 해뜰녁에
담양에서 순창쪽으로 오면서 보면
메타세콰이어에 눈꽃이 햇볕에 반짝이는 풍경은
아무한테나 보여주지 않는 말 그대로 선경이랍니다.
하나하나 담아가시기를 빕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예솔지기 드림
조재근님의 댓글
조재근 작성일
그날은 안개가 끼어 원경을 잘 담아내지 못했지만
다음 방문 때에는 밤재의 일몰,
그 다음 방문 때에는 메타세코이아의 눈꽃이 햇빛에 반짝이는 풍경을 담아
회원님께 공개하겠습니다.
기대하십시오.
선생님 거듭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박순자님의 댓글
박순자 작성일
이웃 동지님 역시 최고입니다.
글솜씨가 없으시다더니 요즘 연재 중인 예솔지기님 못지 않으십니다.
같이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마치 다녀온듯 생생한 감동입니다.
메타세콰이어가 순창에도 있군요.저는 겨울연가의 남이섬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