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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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솔지기 작성일05-05-30 08:55 조회2,3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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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조건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광고 카피이지요.
그러나 이 말은 곱씹어볼수록 묘미가 당기는 말입니다.
작은 차이... 우리는 지금까지 이 작은 차이를 발견하지 못해
얼마나 오랜 기간 후진국 소리를 들어야 했던가요?
명품이나 명작이나 명화나 명곡이나
이렇게 명자가 붙는 예술품들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정말 한번 더 손길을 더하는 화룡점청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이런 명품은 탄생하지 않습니다.
분재가 분 안에 축소해놓은 이상화된 자연의 모습이라고 할 때
명품은 이런 조건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잘 만들어진 작품 모두를 명품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거기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지금부터 예솔에서 명품으로 삼는 기준을 밝혀보기로 하지요.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분재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우리 사이트 내용 그대로 옮겨보면
♤뿌리- 사방으로 잘 뻗어있고 잔뿌리가 잘 발달되어 있는가?
♤줄기ㅡ 자연스럽게 잘뻗어 있고 아래에서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는가?
♤가지ㅡ 적절한 위치에 가지가 모두 배열되어 있으며 잔가지는 잘 분화되는 나무인가?
그리고 아래 부분의 가지는 굵고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는가?
♤잎ㅡ 작고 단풍이 예쁘게 드는가?
♤병해충- 병해나 충해의 침입을 받지 않고 건강한가?
♤상처-뭉턱 자른 상처가 없고 자른 자리는 깨끗하게 아물거나 처리를 잘했는가?
♤수형-전체적으로 부등변 삼각형을 이루면서 잘 정돈되어 있는가?
♤적응력-분생활을 오랫동안 했는가?
(분에 올린지 얼마 안되는 나무는 아무리 수형이 뛰어나더라도 명품이 되지 못합니다.)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면 그야말로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런 나무를 모두 명품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보태져야 하는데
그 첫 번째가 개성입니다.
사람의 얼굴 모습이 모두 같을 수가 없듯이
분재 역시 나름대로 얼굴이 있고 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으로 찍어낸 명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분재 역시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이 깃들어야 하고
그것은 결국 개성이라는 작품 고유의 특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두 번째는 고태미입니다.
속성으로 키운 나무는 아무리 모양이 그럴싸해도
결코 명품이라고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명품이라고 하는 나무는
바위 위나 자갈밭에서
오랜 세월 인고의 시간을 다스리며
그 수피에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소재에
거기에 가장 적합한 수형미를 찾아내어 오랜 세월 배양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분재는 다른 예술 장르와는 달리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분야보다 높습니다.
이것 또한 다른 예술 장르와 다른 점입니다.
소나무는 그 오랜 세월을 깊게 패인 수피로 이야기하고
소사는 오돌토돌 불거진 혹모양으로 그 세월의 깊이를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기본적인 바탕이라고 하면
분에서 오랜 기간 배양하여 가지까지 그 고태미가 더해지면
비로소 명품의 자질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배양되면서 전체적인 수형이
그 기본 바탕과 충실하게 일치할 때 우린 명품이라고 부릅니다.
세 번째는 뿌리입니다.
뿌리 위로 드러난 수형이 아무리 좋아도
그 뿌리에 굵게 잘린 상처가 있다면
특히 잡목에서는 명품이라고 치지 않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뿌리가 깊게 잘린 나무들은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좋아도
언젠가는 뿌리에서부터 타올라와
가지가 마르거나 고사하는 일이 생깁니다.
즉 뿌리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나무는
비록 수형이 눈을 찌를 정도로 아름다워도
마치 속병을 앓고 있는 미인처럼
명품이라 칭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뿌리의 상처 또한 줄기의 상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물론 예외가 있습니다.
우리가 분재를 논할 때
자연에서 성장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상처인지
아니면 산채와 배양과정에서 생긴 상처인지를 따지는 것은
상처 유무가 곧 그나무의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더러 상처를 가진 잡목중에서도
그것이 나무 전체와 자연스럽게 융화되면
상처는 상처에서 머물지 않고
예술을 완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외에 엽성이라든지, 수형의 자연스러움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더 있는데
안목이 어느 정도 형성된 사람에게는
처음 부닥친 순간 느낌이 옵니다.
사실 명품이나 아니냐를 따질 때에
이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나무를 보면 정말 좋은 나무인데
뭔가 모자람을 느낀다면 그것은 명품이라 칭할 수 없게 되지요.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요.
예솔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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