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원들은 모두 도둑놈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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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솔지기 작성일05-11-15 15:33 조회2,7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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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원장은 모두 도둑놈이다? 2
첫째로는 수격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취미인이 열심히 관리를 해도 현상 유지가 될 정도인데
분재원에 다시 나무를 내놓을 정도가 되면
나무에 대한 온갖 정이 다 떨어지거나
이런 저런 일로 나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구입때보다 수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따라서 계산상으로는 1/3이지만
나무 상태로는 1/2도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 작품들이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는데만 약 2~3년 정도가 소요됩니다.
수격을 더 올리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당연히 수격이 떨어진 만큼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하지만
이 물건을 내놓는 사람들 입장은 그게 아닙니다.
나무의 현 상태보다 구입 당시의 가격에만 사로잡혀 있거든요.
물론 이중에는 구입 당시보다 수격이 훨씬 좋아지는 나무들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아마츄어 고수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대부분은 쇠약해져있거나 방치되었다가 분재원에 연락이 오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두 번째는
취미인들이 작품을 구입할 때에는
자기 마음에 맞는 작품을 선별적으로 구입하게 됩니다.
이 경우 어느 분재원을 선택하였느냐와
구입하시는 분의 분경력, 안목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작품가격보다 싸고 저렴하게 구입하는 경우보다
제 가격을 주거나 더러 바가지를 쓰고 구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누구 말대로 관리만 해주면 퍼넘기고 싶은 작품도 더러 눈에 띕니다.
이는 구입하는 분의 안목에 따라 작품 구입패턴이 달라지면서
대개 초기 구입한 작품중에서 이런 류의 작품들이 많고
본인의 나무 보는 안목이 높아지면서
소재를 구입해서 배양하거나
그간 안면을 익혀놓은 분재원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재원에서 작품을 구입할 때에는
취미인과는 입장이 다릅니다.
취미인이 자기 마음에 드는 나무를 제 가격에 구입하는 것에 비해
분재원은 자기 마음에 드는 나무는
분재원이나 고급 취미인들에게서 별도로 구입하고
취미인에게 대량으로 구입하는 경우는
분재의 작품성보다는 가격이 싸다라는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지요.
분재원이 정리를 할 때에도
대개 취미인과 비슷한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습니다.
일단 분재원은 목돈을 지불하고 나서
그 작품들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대개 40대의 우리 또래의 사람들이
일반 대기업에서 받는 5천만원 내외의 연봉을 계산하면
온가족이 매달리는 분재원에서 일년동안
최소한 5000만원 정도의 이윤을 창출해야 현상 유지가 가능합니다.
아무리 작게 잡아도 분재의 수익구조상
1억원 이상 분재를 판매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도시에서 위치한 잘나가는 분재원이 아니라면
이 가격 실현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분재원에 소장하고 있는 나무의 전 자산이
수천만원대에 불과한 현실에서
그만큼의 이윤을 창출한다면 그 사람은 경영의 귀신이겠지요.
이래서 취미인이 구입한 작품의 1/3에 분재원에서 구입했다 하더라도
그간 관리 부실로 수격이 떨어져 가격이 낮아지는 것에
분재원에서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
일부 작품이 도매가격(업자가격)으로 팔려나가고
-대개의 분재원은 도소매를 겸하고 있습니다.-
몇 해를 두고 팔려간다고 계산하면
그 동안의 이자와 인건비를 제외하고
그 나머지가 분재원의 이윤으로 남습니다.
결국 계산대로라면 이렇게 구입한 작품 모두 팔려나간다 해도
실제 분재원에서는 몇배의 폭리를 취할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상품목의 경우는 조금 더 처참합니다.
대개 시중에서 십만원 미만에 구입한 나무들이 시장에 나올 경우에는
대개 분갈이 시기가 지나 나무가 쇠약해져 있거나
나무 수형이 흐트러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중품 사이즈 작품을 기준으로 하면
취미인이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이 작업을 진행할 때
분갈이 비용 2~3만원
수형 교정비용 3~5만원 정도 들게 됩니다.
이 비용을 감안하면
시중가격 5만원 미만의 작품은 계산이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분재계에서 일고 있는 분재원과 분재 가격에 대한 논쟁은
제가 판단하기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습니다.
한결같이 분재원을 성토하는 분위기이고
분재원장들은 도둑놈으로 몰아갑니다.
지난 여름 예솔을 방문하셨던 C원장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약 5년 전에 어느 취미인이
분재수와 미니조경수 각각 다섯주씩 주당 80만원에 내놓으셨답니다.
그중에서 미니 정원수는 조경업자에게 넘어가고
분재는 자기가 인수했다고요.
그런데 미니 조경수는 5년이 지나
주당 50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려나가고
분재수는 200만원 받기도 벅차다는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조경수는 땅에 심은 뒤 정자를 한 뒤에
일년에 한 두번 정도 손보아주면 그만이지만
분재수는 분에 올려 날마다 물주고 거름주고 약주면서
해마다 단엽을 해주고 잎을 뽑고 수시로 수형까지 잡아 주어야
상품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그럼에도 정원수는 5주가 한꺼번에 팔려 나가고
분재수는 그 가격에도 남아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러면서 이제 분재는 접고
조경쪽으로 전업해야 겠다며 저에게도 잘 생각해보라고 다짐까지 두고 갑니다.
500만원 이상을 주고 조경수를 구입해가신 분들은 말이 없는데
조경수의 절반가격에도 못미치는 돈으로 분재를 구입하시는 분들은
분재원장들을 도둑으로 몰아가며 침을 튀깁니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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