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찾아 떠나는 봄
페이지 정보
작성자 yesolgiki 작성일07-04-15 21:10 조회2,074회 댓글7건관련링크
본문
봄날은 간다.
언제 봄이 오나 싶었는데 이미 봄은 우리 곁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망의 꽃들을 피워 올립니다. 그 꽃소식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그 여리디 여린 꽃잎에서 발견하는 삶의 정수, 혹은 우리네 맑은 심성이 절로 탄성과 함께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꽃을 바라보는 마음, 이 봄은 그렇게 시작하고 싶습니다.
가족과 함께 밤나들이에서 만난 벚꽃
예솔의 하우스를 밝힌 산벚나무의 벚꽃
봄이면 으레 만나는 풍경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깊은 산중에서나 흐드러진 웃음으로 피어나는 꽃 누구는 일본의 국화라 하여 외면하기도 한다지만 제주도가 자생지로 밝혀진 어엿한 우리의 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적을 따져 무엇하겠습니까? 우리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면 그뿐 꽃은 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냥 마음으로 돌아가고픈 순수의 결정체 아니던가요?
미국 심산해당의 개화모습(위)과 꽃봉오리(아래) 별빛을 뿌려놓은 듯....심산해당의 꽃송이들
이렇게 꽃이 있기에 봄은 우리를 밖으로 불러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슬며시 온산하를 파랗게 물들이는 신록만 있었다면 봄은 얼마나 초라할 것인지...... 긴 겨울을 참고 견딘 사람들에게 마치 보란듯이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봄꽃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살아 누릴 수 있는 커다란 기쁨은 아닐런지...... 그래서 피곤에 전 몸을 이끌고도 여기 저기 꽃소식을 찾아 헤메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길가 아무데서나 만날 수 있는 제비꽃(하얀 제비꽃) 요즘들어 더욱 예쁘게 느껴지는 민들레 정원의 꽃잔디
멀리 가지 않아도 잠깐만 주위로 눈을 돌리면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웃어주는 꽃, 잊고 있던 친구를 만나듯 새삼스럽게 향기로운 이런 꽃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또 하나의 기쁨입니다. 열매를 맺기 위한 시작-모과나무꽃 꽃송이로 가족을 이룬 기리시마 철쭉 이 꽃을 울안에 심으면 여자들이 바람이 난다고 하는 명자나무 꽃
거기에다가 내가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아주어 피어나는 꽃 내 손안에서 생명의 신비로 피는 꽃을 보는 즐거움은 그 무엇보다 각별합니다. 이 꽃을 보기 위하여 쏟아놓은 정성과 기다림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꽃들이 있어 우린 누구보다 봄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피는 그 꽃그늘 아래에는 이렇게 꽃씨로 변해버린 꽃들도 있습니다. 꽃을 떨구고 잎을 피우고 그렇게 시작하는 봄 그러나 그 이음매는 버리고 떠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처럼 이어져 있음을 그렇게 무궁무진하게 흘러감을 알기에 우린 봄을 즐기면서 떠나보낼 준비를 합니다.
올해의 꽃과 지난 해의 열매를 함께 달고 있는 심산해당. 봄입니다. 이 봄이 가기전에 가까운 곳이라도 한번 거닐어보세요. 볼을 간지럽히는 봄바람 따스한 햇볕 그리고위에 찍힌 화사한 봄꽃들을 리플을 다신 모든 회원님께 모두 드립니다. 아닙니다. 회원님들께 드리기에 앞서 이번주로 만 17년동안 일만 저지르고 다니니는 예솔지기를 감당해준 마누라 각하님께 먼저 바칩니다.
우리 회원님 모두 즐거운 봄을 만끽하시길......
예솔지기 드림
|
댓글목록
서덕석님의 댓글
서덕석 작성일
지기님, 안녕하신지요? 지난 제가 겨울 구입한 에솔표 심산해당은 일찌기 열매를 따 주었는데도 이 봄에 꽃송이를 딱 한송이만 내밀었습니다. 겨우내 난방 안하는 실내(9~11도 유지)에서 월동했는데
너무 온도차가 없는 것이 원인인가요?
예솔지기님의 댓글
예솔지기 작성일심산해당은 다른 수종에 비해 해걸이를 조금 하는 편입니다. 아마 작년에 많은 열매를 단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세강님의 댓글
박세강 작성일봄꽃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지기님덕분에 행복한 나날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완구님의 댓글
최완구 작성일
지기님! 정말 즐감했습니다.
자연은 계절을 배반하지 않고 철따라 계절의 미묘한 현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옴니다.
최규근님의 댓글
최규근 작성일지기님 따라간 봄 여행 즐거웠습니다. 사계절이 있기에 행복한 대한민국, 언제나 귀국하여 봄을 만끽할 것인가 ㅠㅠ... 봄꽃으로 가득한 한국의 봄이 그립습니다.
이주석님의 댓글
이주석 작성일오랜동안 칼럼에 글을 올리지않으신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 봅니다. 온 봄을 다 담아내신 지기님의 애정어린 찬가처럼 느껴집니다.잘 지내고 계신지요? 사스끼 소품 잘 받고도 연락 한번 드리지 못했습니다. 또 뵈올날이 있겠지요. 감상 잘 했습니다. 좋은나날 되시기 바랍니다.고맙습니다.
예솔지기님의 댓글
예솔지기 작성일
박세강님, 최완구님, 그리고 멀리 타국에서 고생하시는 최규근님, 이주석 사장님 모두 반갑고 고맙습니다.
여기는 지금 앞산에 산벚꽃이 피어 장관입니다. 오늘밤에 비가 내린다는데 행여 이꽃들이 제대로 피기도 전에 지는 것은 아닌지....노심 초사하면서도 님들의 봄꽃같은 마음들을 대하니 이 봄이 더욱 길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