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불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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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07-06-08 00:35 조회2,270회 댓글5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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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불의 축제
그날이 언제였던가?
성냥개비같은 순 하나
모래틈에 꽃으며
하루가 가고 한달이 가고
일년이 속절없이 십년이 되고
다시 오십년.....
나이테마다 감추어둔
속살같은 그리움을 풀어내며
마침내 꽃불이 되어 타오는 유월.
홍운-꽃이 피기 전에 거름을 조금 충분히 주었더니 올해는 유난히 붉은 색이 많이 돋아나왔습니다.
오래 살아왔다고 모두 아름답겠는가?
저 스스로 간직한 세월을 다스리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의 무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날들을 엮어 내며
가장 순수하고 맑게 타오르는 영혼의 울림
꽃은 그 자체로 감동입니다.
일광-삼색이 완전하게 조화를 이룬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혼자이겠는가?
홀로 견뎌내며 기다리는 것보다
나즈막한 생명을 하나 더 얹어
더불어 나누는 대화로 깊어가다보면
같은 색으로 닮아가는
이 지독한 삶의 편린들.
일광의 순잡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 나무에 올라앉은 청개구리는 작업이 마칠때까지도 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내 영혼의 불꽃이었던가.
그저 녹색의 이파리만 끌어안은 채
날마다 푸른 하늘만 우러르며 살았더니
어느새 내 심장의 한가운데서
이렇게 꽃불을 길어올리다니...
금채-유난히도 꽃빛과 모양이 아름다워 한컷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 순수의 불꽃만이겠는가.
품어온 세월에 묻어온 때들이
더러는 비틀거리는 모습도
일기장 위에 남겨두게 됨을
그리고 그 흔적까지도 모두 나의 삶으로 거두어
모두 한빛깔로 태우고 가야 할 것임을......
황산- 꽃을 관찰하는 동안에 만난 기형적인 꽃송이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돌아다 보면 어찌 나만의 땅이겠는가
내 삶의 무게만큼
내가 딛고 선 땅에
같은 하늘을 보며 다른 꿈을 꾸는 삶도 있음을
그가 곁에 있음을
홍싸리-흔하디 흔한 싸리라도 이렇게 꽃색깔이 달라지면 감동도 달라집니다.
아하, 내 가슴에 숨어있던 다른 목소리여.
행의사-아름다움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 색깔의 군무
내 마음이 먼저였던가.
네 마음이 먼저였던가.
그렇게 태극으로 물리며 경계를 나누어도
결국은 한뿌리에서 시작하였음을
그렇게 한몸으로 타오를 것을
백령황산-백령으로 피운 꽃에 중간에 태극무늬로 나눈 황산이 아주 이채롭습니다.
어디 앞모습 뿐이랴.
뒷모습도 모두 불꽃이 되어
나는 너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고바야시 사스기- 뒷모습을 찍었습니다.
하나의 얼굴이 되어
이제 더 많은 세월을 다스려야 하리라.
이 나무가 살아온 80년의 세월만큼
더 투명한 꽃색깔로 깊어가야 하리라.
여봉산-저 안에서 피는 꽃불이 누군가의 영혼에 불을 지릅니다.
혼자가 아니라서
더불아 하나되는 삶이라서
늘 우리는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외로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씨앗을 누군가에 뿌리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동안
수도 없이 피었다가 지는 꽃들
그 꽃들에게 나누어주는 마음이
6월, 예솔의 하늘에 맑게 타오릅니다.
고바야시 사스기-올해에는 유난히 꽃이 맑고 아름답습니다. 지금 예솔에는 꽃불의 축제가 한창입니다.
댓글목록
정남길님의 댓글
정남길 작성일
예솔지기의 손길에 아름다움이 넘치고도 넘칩니다.
천국이 따로 없군요.
예솔을 찾지 못하지만 구경 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규근님의 댓글
최규근 작성일예솔의 6월 찬가 '꽃불의 축제' 너무나 아름다워요.. KIN,KIN,KIN
유종현님의 댓글
유종현 작성일바라만 보아도 행복하겠습니다 멋지군요...
이경술님의 댓글
이경술 작성일
오래 살았다고 모두 아름답겠는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의 무게! 이렇게 멋진 말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분재를 통해서 인생을 배울수 있으니....이 보너스를 어디에다가 감추어 두어야 영원히 내것이 될수있을런지요?
김준식님의 댓글
김준식 작성일천국이 아닌가요? 6월의 꽃불 축제, 환상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