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경매가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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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솔지기 작성일07-07-26 22:35 조회2,184회 댓글6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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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가면서
예외없이 불볕이 따갑습니다.
하루 종일 두개의 선풍기를 의지해서
분재 작업을 하며
세상으로 열어놓은 귓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날아온 속보가 귀를 때리고
흘러간 노래가 시간을 뒤집기도 하지만
왠지 장마로도 채워지지 않은 호남의 가뭄은
이 불볕 속에서 더욱 기승을 부릴 것 같습니다.
이 장마 끝에서 시작한
특별 경매를 끝내고 나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성철스님의 주례사가 떠오른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그 따져보는 그 근본 심보는
덕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내는 남편에게 덕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보겠다는 이 마음이,
살다가 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저 사람?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떻나,
지위는 어떻나,
성질은 어떻나,
건강은 어떻나,
이렇게 다 따져 가지고
이리저리 고르는 이유는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손해볼 마음이 눈꼽 만큼도 없습니다.
그래서 덕볼 수 있는 것을 고르고 고릅니다.
이렇게 골랐다는 것은 덕보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아내는 30%주고 70% 덕보자고 하고,
남편도 자기가 한 30%주고 70% 덕보려고하니,
둘이 같이 살면서 70%를 받으려고 하는 데,
실제로는 30%밖에 못 받으니까
살다보면 결혼을 괜히 했나 속았나 하는 생각을
십중팔구는 하게 됩니다.
이번 특별경매가 끝나고 나서 느낀 것중의 하나가
바로 이 “덕을 본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고는 싶은데
맘에는 드는데
다른 사람들이 높은 가격으로 사주어야
그만큼 내가 사고자 하는 물건의 가격이 낮아지게되니
그만큼 덕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마음이 어찌 혼자만의 마음이었을까요.
누구나 그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모처럼 마련한 잔치 마당은 허망하게 끝나버리고
주최하는 쪽에서나 응찰했던 분들이나
모두 씁쓸한 미소를 머금을 수 밖에는 없게 된 것이지요.
이번 특별 경매는
저 나름대로 많은 생각끝에 시작했던 행사였습니다.
지난번 폭설 이후에
500여평이 넘게 공간을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통로에 남아있는 분재들이 지천이어서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저렴하게 분재를 정리하고
예솔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경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야누스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싸게 좋은 물건을 구입한다는 천사의 얼굴과
회원들간의 경쟁, 눈치작전 등
부정적인 요소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원하는 나무를 싼가격으로 소장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의 마음입니다.
저 역시 이런 마음을 갖고 있기에
그런 분들의 그 마음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 그러나
제가 원하던 것은
모두가 이기는 게임이었습니다.
몇분이서 마음에 드는 나무를 즉시 구매를 하시면
그만큼 가격이 다른 나무들은 가격이 낮아지게 되고
그 정도의 융통성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이 제시된 가격의 기준인 70%정도에 응찰했다면
저는 저 나름대로 분재들을 한꺼번에 양도할 수 있었고
회원님들은 그만큼 싼 가격에 인도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다른 사람이 높은 가격으로 나무를 주문해주기를 기다린 덕분에
우리 모두 닭 쫓던 개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물론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다면
우리 회원님들 스스로 이 원리를 터득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다가 하는 행사이고
특별경매의 규칙마저도 아직 잘 숙지하시지 못해
경매 종료와 함께 낙찰된 것으로 착각하고 계시는 분이 많았으니
그냥 서툴러서 그랬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이기는 게임,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축복할수 있는
그런 마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묵묵히 제몫을 다해주는 분재처럼
다음 경매는 모두가 이기는 경매가 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합니다.
지혜로운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예솔지기 드림
댓글목록
정남길님의 댓글
정남길 작성일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예솔가족 모두 더위 잘 이겨내시길 빕니다.
안종태님의 댓글
안종태 작성일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몇천원에 다른 회원의 손으로 가기도 하고요
이번 경매를 통하여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마음에 드는것은 즉구로
선택을 해야겠죠.
좋은 경험으로 돌리고 하절기 지기님 건강 하시고
예솔의 번창을 기원합니다.
박국규님의 댓글
박국규 작성일오늘 처음 가입하여 이런저런 글과 사진들을 구경하고 있는데...너무 낮은 가격에 입찰한 것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네요. 장안으로 입찰한 것은 아니고 정말 나무를 좋아하고 길러보고 싶어서 첫 응찰한 것인데...내일 입찰 결과를 보고 다시 가격 조정하려구...
이철주님의 댓글
이철주 작성일예솔지기님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듭니다.일견 님의 의견이 상당부분 공감이 갑니다.아마 남의 덕을 보자는 심리가 제일 큰 이유였을 겁니다.그러나 한편으론 한상품도 낙찰이 안된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철주님의 댓글
이철주 작성일최근의 소사 특별경매에 대한 글인줄 알았는데 그전의 경매에 대한 글인 것 같네요.혼란을 드려 미안합니다
오희관님의 댓글
오희관 작성일저는아직 특별경매에대한 이해가부족합니다 누가저에게 설명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