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가 울긴 왜 울어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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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10-08-24 09:57 조회2,113회 댓글5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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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가 울긴 왜 울어
2부- 홍도는 울지 않는다.
참 작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우리 인간의 삶도, 영혼도 자연앞에서는 참 작다.
홍도가 가르쳐준 교훈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무리 정교한 인간의 손길도 자연을 능가할 수는 없다는 것
홍도는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자그마한 섬 하나가 이 풍경의 화룡점청이 됩니다. 자그마하게 떠있는 배 하나가 이 그림의 완성을 이룹니다. 자그마한 내 존재 하나가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그런 섬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유람선에 올라 시작한 홍도 관광. 홍도는 바위가 붉은 빛을 띤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생명.... 저렇게 흙 한줌 고이는 곳마다 운좋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나무들은 기름진 흙과 충분한 빗물을 욕심내지 않고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어냅니다. 생명의 환희, 혹은 시련의 벼랑에서 피워올리는 그 생명의 경이가 아름다운 충격으로 다가서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합니다.
거북바위. 이 거북이는 얼마나 넓은 바다를 헤엄치다가 여기에서 멈춰 섰을까?
촛대바위. 저렇게 큰 바위에서 혼자 떨어져 또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절묘함에 절로 카메라 앵글이 맞춰집니다.
가끔 여행을 하다보면 골짜기 골짜기마다 인가가 있고 거기에 하얀 빨래가 바람에 나풀거리는 것을 보면서 새삼스러운 경이를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라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만 있다면 나무들은 이렇게 생명의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며 우리 사는 모습도 자연을 아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저 힘찬 선의 미학. 하늘은 어찌하여 쾌속선으로도 세시간 넘는 거리에 이런 장관을 연출해놓았던 것일까?
바위만 있는 산이라면 삭막합니다. 나무만 있는 산이라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바위에 이끼처럼 달라붙은 나무들은 우리에게 감동을 안겨줍니다. 세상을 왜 살아야 하는가를 깨우쳐줍니다.
섬이 끝나는 곳에서 여운처럼 찍힌 두 개의 섬. 우리가 가끔 뒤돌아보는 젊음의 시간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섬으로 남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끔 아내 몰래 바라다보는...
병풍처럼.
망원렌즈 하나 준비해올 것을 그냥 다가가서 사진만 찍으면 되리라 생각했는데 이 완벽한 자연은 사람이 다가서는 것을 거부합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전체적인 모습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바위에 생긴 구멍들. 이 구멍으로 얼마나 많은 바람들이 머물다 갔을까?
누가 이 위대한 자연의 정원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나무들 모두 팔면 홍도를 열 개도 넘게 살 수 있겠다는 예솔지기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한 바탕 웃어제낍니다.
저 많은 분재들. 해송과 진백과 우리나라 소나무. 여기는 모두 상록수로 덮여있어서 단풍을 볼 수 없다고 전해줍니다.
이 위대한 정원을 무어라 이름지어야 할까요? 거센 바람속에서도 꼿꼿이 서있거나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휘돌아간 저 당당한 나무들이 이룬 조화를 ...
등대……
세 개의 섬
파도가 하얀 잔물결을 이루어도 왜 이렇게 고요하게 느껴질까?
독립문.
여기서 잠시 뒤돌아본 풍경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 바다가 거기 있었다.
어디서 날아온 풀씨들이 이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렸을까? 흙이 있는 곳이라면 무조건 파랗게 하늘을 이고 있는 저 생명이 새삼스럽습니다.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 손을 흔들어주자 나에게도 손을 흔들어줍니다. 배에 탄 사람들이 모두 손을 흔들어줍니다.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모르면서도 자연은 이렇게 관대함을 가르치나 봅니다.
갈매기라 믿었던 것이 다시 보니 두루미. 구태여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요. 홍도에서는 저기 새가 있네...그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같이온 초보 과학선생님에게 묻습니다. 왜 저 바위들이 만들어졌는지 알아? ....... 저건 퇴적암이야. 그것이 수억년동안 쌓이고 쌓여 암석으로 굳었다가 서해가 융기하면서 지상으로 올라온 거라구. 아, 그래요? 지식과 실제는 이렇게 다릅니다.
홍도를 홍도로 만든 것은 바로 이 퇴적암층입니다. 단단한 화강암이었다면 이런 절경을 만드는데 힘이 부칠 듯. 쉽게 갈라지는 바위가 있었기에 거기에 빈틈이 생기고 흙이 고이고 나무는 생명의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알고보면 자연의 이법은 대단합니다. 이제 예솔지기도 저런 빈틈을 몇 개 만들어두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요.
어디를 보아도 절경입니다.
유람선은 사람들의 감탄을 싣고 두시간의 뱃길을 휘돌아갑니다. 한굽이 돌 때마다 비경을 하나씩 들춰내면서
삼인 삼색 세 개의 섬의 빛깔이 모두 다릅니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 다만 그것을 품에 안을 바다같은 오지랖이 지금은 모두에게 필요한 때....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굽이에는 어떤 그림들이 숨겨져 있을까요.
여러분의 관심과 댓글이 다음 글과 사진을 빨리 불러옵니다.
행복한 시간 채워가십시요.
예솔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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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강삼님의 댓글
최강삼 작성일독특한 바위섬의 빛깔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홍도입니다. 3년전 가거도를 가면서 경유지로 잠시 정박했을 보았는데......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섬입니다. 멋진 소개와 함께 잘 구경 하였습니다.
이진호님의 댓글
이진호 작성일3부 빨리 올려 주세요~~~~~~
박근모님의 댓글
박근모 작성일나무를 다 팔면 홍도 열개도 살수 있겠다는 말에 한참 웃었습니다.ㅎㅎ 바위 절벽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나무들이 그 어떤이가 가꾸어 놓은 분재보다도 이뻐보입니다. 분재가 자연의 축소판이라던데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자연의 모습에 근접해 갈뿐 그모습 그대로 옮기지는 못할듯합니다.
이용배님의 댓글
이용배 작성일
사진으로 봐도 정말 멋집니다.
지기님의 촬영기술이 분재기술을 앞도 합니다.
이맛에 예솔분재원 홈페지지를 자주 껄떡거린답니다.
3부 올려주세요 기대됩니다.
정남길님의 댓글
정남길 작성일
이런 왠 횡재?
사실 지금 야간 근무 중입니다.
잠시 들렀더니 감탄과 감탄
정말 꼭 가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