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특별전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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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재룡 작성일11-02-08 11:13 조회2,866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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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배양 방법 안내
제대로 된 단풍나무 한주를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분재를 배울 무렵 강천산에서 그해 싹이 튼 묘목을 가져다가 분에 심어서 8년을 키워본 후 나무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눈을 떴더랬습니다. 뿌릿발은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줄기와 가지만 정교하게, 그리고 모양목의 정석대로 만들었던 나무는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예솔로 옮겨오면서 물관리 잘못으로 죽었습니다. 그리고 분재를 키우는 재미를 나름대로 터득해가면서 몇 년 전부터 정말 제대로 된 단풍나무를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단풍나무는 날개달린 모습으로 씨를 맺었다가 그것이 바람에 날려 흩어집니다. 그리고 봄을 기다려 싹을 틔우게 되지요. 그러나 이 나무들이 모두 살아남는 것은 아닙니다. 어미나무 가까이 있는 나무들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약하디 약한 뿌리를 내려 살아있지만 장마가 시작되면서 지하수위가 높아지면 어미나무는 나중에 자신의 경쟁자가 될 어린 나무를 그대로 두지 않고 동종의 나무를 죽이는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어린 나무를 모두 고사시킵니다. 즉 어미 나무의 뿌리가 미치는 공간에서는 어린 나무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그렇게 마음 먹기만 몇해 그러다가 1월경 지인으로부터 이 단풍이 시장에 나왔다는 전언을 듣고 처음 마주친 이 나무들은 저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예솔로 들어온 이 나무의 앞뒤 좌우 사진을 찍고 참빗으로 빗어놓은 듯 가지런하게 정리된 뿌릿발을 앞뒤로 찍으면서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이 소재를 키우신 분은 예솔지기도 두어번 안면이 있는 고령의 분재인입니다. 나름대로 잡목 분재의 일가를 이루신 분이기도 하지요. 불행히도 집안에 우환이 겹쳐 뜻하지 않게 이 나무를 세상에 헐값에 내놓게 되긴 했지만 작년 가을 낙엽이 진 뒤 가지를 정리하고 일일이 신교나루를 바른 그분의 모습이 구제역으로 묻힐 소에게 마지막 여물을 주는 농부의 모습이 겹쳐 떠올라 가슴이 울컥 매어오기도 했습니다.
대충이라도 기본 줄기를 만들고 잔가지를 받아 돈으로 얼마든지 환산할 수도 있었을 소재를 장기간 뿌릿발 하나를 보고 매만져온 그분의 올곧은 성정과 고집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그만큼 정성을 쏟아낸 나무들을 가져다가 이렇게 헐값에 내놓아도 되는지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분이 만든 나무를 제대로 키워 세상의 한켠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다면 비록 그분의 손에서 완성되지는 못할지라도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이 단풍나무에 예솔지기가 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자 여러분의 궁금해할 대목을 정리해드립니다.
1. 품종은 무엇인가? →단풍 하면 일단 산단풍을 떠올리게 되지만 이 단풍은 내장단풍으로 한국에만 있는 고유종입니다. 잎이 작고 가지가 밀생하며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수종으로 분재 수종으로는 아주 적합한 수종이기도 합니다.
2. 왜 줄기가 뭉친 부분이 많은가? →단풍나무 근장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내장단풍은 잎이 작기 때문에 일반 산단풍보다 성장이 더디기 때문에 근장 역시 더디게 만들어지는데다가 땅이 아닌 묘목 상자에서 만들어질 경우에는 그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근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부정아를 그대로 남겨두게 되고 그 부정아가 바큇살가지처럼 돋아나온 자리에서는 줄기가 뭉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3. 뭉친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무조건 잘라내어 다시 키워내야 합니다. 조금 빨리 만들어보겠다고 그 뭉친 부분을 남겨두게 되면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됩니다. 근장이 만들어지는데는 20년 넘게 걸렸지만 상부의 줄기와 가지를 만들어 감상 가능하게 되는 기간은 3∼5 년 정도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성급하게 나무 모양을 만들어갈 것이 아니라 천천히 제대로 만들어가야 이 나무의 진가를 보실 수 있습니다.
4. 이후의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나무에서 싹이 트기 시작하면 현재 모습에서 뭉친 부분을 잘라내고 가지와 줄기를 다시 받아가야 합니다. 먼저 뭉친 부분을 잘라낸 다음 거기서 터져나오는 부정아 중에서 미래 수형으로 만들어질 줄기와 가지만 남기고 수시로 따내주어야 다시 뭉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란 순은 굳어지기 전에 녹지걸이를 하여 방향을 설정해주고 나무에 철사가 파고들기 전에 반드시 풀어주어야 합니다. 이후에는 그대로 키웠다가 일년이 지나면 첫째 마디를 남기고 잘라줍니다. 자를 때는 잎이 진 직후 잔가지를 잘라보아 물이 나오지 않으면 전체를 잘라주되 눈이 있는 부분에서 2cm 정도 남기고 잘라준 뒤 상처 치료를 해줍니다. 이후에는 같은 방법으로 해마가 가지와 줄기를 늘여나가면 됩니다.
5.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당연히 1 순위는 근장입니다. 윗부분은 대략 3~5년 정도면 만들어갈 수 있지만 뿌리는 그보다 더 엄청난 세월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참고삼아 제가 가격을 책정하면서 제시한 기준입니다.
6. 20~25년 배양했다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단풍나무는 어린 묘목의 경우에는 줄기라도 녹색을 띠게 됩니다. 이 녹색의 줄기가 나무 색깔을 띠기 시작하는 나이가 20세 전후입니다. 이번에 제시된 나무들의 근장 부위 줄기색을 보면 곧바로 알게 됩니다. 이렇게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해마다 분갈이를 하며 세근을 키워낸 것이 현재 모습입니다.
7. 특별히 배양 비법은? →2월 말경 예솔토를 분양하게 되면 사용 방법에 따라 시도해보세요. 조금만 부지런하게 들여다보시면 놀라운 효과를 경험하시게 됩니다.
8. 앞으로 배양과정은 수시로 사진을 통해 분재의 기초편이나 개작과 창조 코너를 통해 올려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기타 의문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올려주세요. 제가 아는대로 답해드리겠습니다. 2011년 2월 8일 예솔지기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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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환님의 댓글
김봉환 작성일조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