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나무는 왜 잘 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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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esolgiki 작성일11-04-21 15:39 조회2,50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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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은 나무는 왜 죽는가?
분재가 좋기는 한데 잘 죽어요.
예전에도 참 좋은 나무 선물 받았는데 죽었어요.
참 안타까운 말입니다.
구경만 하고 가는 가벼운 손님들에게
비교적 저렴한 나무를 권해도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이거 또 하나 공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선물받은 나무는 왜 잘 죽을까요?
이 원인을 예솔지기가 밤잠 자지 않고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원인이 밝혀지면 대처방법도 나오게 되니까요.
그래서 얻은 결론입니다.
첫째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선물은 말 그대로 선물입니다.
이 말은 받는 사람이 간절히 원하는 수도 있지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물건이기 때문에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본인이 선택한 대상이 아닙니다.
대하는 태도 역시 그만큼 가볍습니다.
그러나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분재는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라납니다.
그런데 내가 선택하지 않고 주어진 나무.
받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필까요.
받는 순간만큼이야 기쁨은 크겠지만
두고두고 짐이 되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받는 분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키울 분재를 구입하는 분들은
나무 한주를 선택할 때에
키우는 법, 관리하는 법을 세심하게 묻습니다.
키우다가 의문나는 일이 있으면
문제가 되는 것을 찾아 기어이 해결해야 합니다.
선물받은 분재는 이런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분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됩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스프레이로 살살 물을 주기도 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소나무 분재를
햇볕도 바람도 없는 사무실이나 거실에서 애지중지 관리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나무 자체에 달려 있습니다.
대개 선물용 분재는 따로 있습니다.
일단 모양이 자연의 법칙에 따른 가지 배열과
모양을 갖춘 것이 아니라
보기에 그럴듯한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잡목의 경우는 상처가 많다거나
배양상의 문제를 품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밭흙에 심겨져 있거나 상처가 썩어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렇게 모양만 그럴싸하게 만드는 것은
단기간에 자금 회전을 이뤄내야 하는 상품분재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받는 분도 나름 심미안은 있어서
얼핏 보기에 그럴싸 했던 분재들이
시간이 갈수록 흠결이 돋아나보이게 되고
그만큼 가치도 떨어져 보이게 됩니다.
쉽게 싫증내는 일이 자연스럽습니다.
더구나 밭흙에 심겨진 분재들은
이런 분재에 싫증이 생길 무렵이면 알아서 죽어줍니다.
분재는 상품 분재와 작품 분재로 나뉩니다.
작품 분재는 다시 명품 분재와 작품 수준으로 나뉩니다.
대부분 화원에서 파는 소나무류 분재들을 보면
분재 입문 1년차만 되어도
그 흠결이 돋보일정도로 “보기 좋은 나무”를 만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분재를 선물하자니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가격이 가볍더라도 제대로 만든 나무,
거기에다가 배양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내용을 덧붙여 보낸다면
분재 선물이 쉽게 죽지많은 않을 것입니다.
아니 선물하신 분의 성의가 두고두고 생각나게 될 것입니다.
분재는 나무를 가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인격을 가꿔가는 것입니다.
분재를 선물하는 것은
그런 분신을 만들어갈 대상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선물하는 사람이 진중히 선택하여 보냈다면
받은 사람도 분명 그 마음을 느낄수 있을테니까요.
즐거운 한주 보내십시오.
예솔지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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